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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인터뷰]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 살려, 세포치료제 임상 박차

2023.06.08

차바이오텍 R&D 총괄 이현정 대표

차바이오텍이 2023년 3월 오상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오상훈·이현정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꿨다. 사업부문과 R&D부문을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현정 신임 대표는 차바이오텍와 차바이오그룹의 R&D부문을 총괄한다. 이 대표는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을 가진 임상개발 전문가다. 화이자, 일라이릴리, 박살타와 샤이어(현 다케다), 삼양바이오팜USA 등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20년간 항암제 개발을 주도했다. 2022년 12월 차바이오텍 R&D 부문 사장으로 합류했다.

이 대표가 앞으로 차바이오텍과 차바이오그룹의 R&D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만나봤다.

차바이오텍 선택한 이유, 세포치료제 기술력!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근무하던 이 대표가 한국행을 결정한 건 ‘애국심’ 때문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모범적인 방역 모델을 선보인 한국이 백신 경쟁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박살타 근무 시절 이현정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와 동료들.

이현정 대표는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임상개발에 대한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한국에서도 우수한 백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한국 제약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찾았다.

“차바이오텍은 세포치료제와 관련해서 한국에서 가장 깊이 있고 심화 된 연구를 한 회사입니다. 논문도 많이 나왔고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인프라가 보여지는 것보다 더 탄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차바이오텍의 장점 중 하나로 ‘산∙학∙연∙병(産學硏病) 에코시스템’을 꼽았다. 차 의과학대학교, 종합연구원, 차병원, 그룹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은 세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MD, Ph.D, 연구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 공간에 다 모여 있잖아요. 이 분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 세포치료제 신약 개발이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파이프라인 다각화로 R&D 강화

이 대표는 차바이오텍이 집중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고 ‘산∙학∙연∙병(産學硏病) 에코시스템’을 바탕으로 세포치료제 R&D 역량을 강화해 상업화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한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고,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이 앞서 있는 부분도 있다며 시장 선점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일 먼저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거쳐 신약으로 허가 받을 확률은 0.01~0.02% 입니다. 실패할 확률이 큰 만큼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연구개발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임상 승인을 받은 난소기능부전치료제 CordSTEM-POI는 정맥주사와 난소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을 비교 분석 중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 임상을 시작하려는 것이다.

고형암 면역세포치료제 CBT101은 자가면역세포와 동종면역세포, CAR-NK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CBT101의 경우 이미 연구자 임상에서 재발성 교모세포종의 평균 생존 기간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고, 확장한 파이프라인도 3~4년 내 모두 임상 진입할 수도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면, 어느 한 파이프라인 임상이 실패하더라도 다른 임상으로 전환 할 수 있어 임상이 중단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세포치료제 R&D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임상시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허가개발실, 임상운영실, 임상개발실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영입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후속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 시점에 세포치료제 R&D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임상시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전문가 영입으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해 파이프라인 상업화 시기를 앞당기고, 다국가 임상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임상시험, 기술수출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과학적 근거와 윤리적인 기준이 철칙

이 대표는 리더로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 꼭 지키는 원칙이 있다.

과학적 근거와 윤리적 기준이다.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사용할 약을 개발하는 일을 하는 만큼 과학적으로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과학적 근거라도 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안된다는 것이다.

“희귀난치병 질환 치료제를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윤리적인 문제로 신약 허가를 받지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윤리적인 문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의 기회를 잃을 수 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2023 차바이오헬스케어 데이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현정 대표

이 대표는 이런 철칙을 지키면서 직원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는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고 한다. 긴밀한 소통을 위해 ‘대표님’이라는 같은 호칭보다는 ‘현정님’이나 ‘헬렌(Helen)님’으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

“업무를 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실무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답변을 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상대방이 저를 어렵게 생각하고 부담을 느낄 것 같아 벽을 깨고 싶습니다.”

사명감과 자부심, 책임감을 가지는 게 중요

사진 1) 이 대표가 20년째 사용하고 있는 수첩. 항상 지니고 다니며 회의 중 적은 노트나 검토한 자료를 눈에 익히는 습관을 갖고 있다.
사진 2) 집무실에서 자료에 대한 코멘트를 작성하고 있는 이현정 대표. 매일 노트를 펼쳐 직접 손으로 적으며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이현정 대표는 2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개발을 하면서 두경부암 치료제 얼비툭스(Erbitux), 췌장암 치료제 오니바이드(Onyvide)를 허가 받았다. 자신이 연구한 약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면에서 자신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도 연구가 제대로 진행이 안되거나,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이유로 수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중단해야 하는 등 힘든 일도 많았다고 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떠올리는 것이 있다. 우연히 들렀던 교회에서 누군가 기도를 하는 내용이다.

“저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살아있습니다. 임상 시험에 참여해보라는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생명이 연장됐고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더욱 감사한 일은 죽음을 앞두고 있던 제가 임상 시험에 참여해 저와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이 기도를 듣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일인지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차바이오텍 임직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어떤 이의 마지막 희망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임직원 모두가 지속할 수 있도록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사명감, 자부심, 책임감을 갖고 임했으면 좋겠습니다.일이 즐겁지 않으면 오랫동안 할 수 없거든요. 임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저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

차바이오그룹 홍보본부

김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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