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K-바이오, ‘플랫폼’으로 진화 중

2024.10.21

제약∙바이오 기업의 가장 큰 목표는 신약 개발이다. 최근에는 신약 개발이나 후보물질 발굴에서 영역을 넓혀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기존 의약품을 개선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어 가치가 크다.

플랫폼 기술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 동향은 어떤지 알아보자.

플랫폼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특정 산업의 기반이 되는 분야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이 플랫폼 산업의 대표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IT 기반의 온라인을 토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가령 네이버는 포털, 카카오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검색부터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바이오 플랫폼 기술은 기존 의약품에 적용해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뜻한다. IT에서 사용되는 플랫폼과는 의미가 다르지만, 하나의 기반을 마련하면 여러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은 유사하다.

차백신연구소가 독자개발한 면역증강제를 예로 들어보자. 면역증강제는 백신의 효능을 높여주는 부가물이다. 면역증강제에 질환에 특화된 항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백신을 만들 수 있어, 항원만 마련하면 여러 종류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또 좋은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 기존 백신의 효능을 더 높이거나, 혹은 기존에는 효과가 낮아 개발하지 못했던 질환에 대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한 번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Drug Discovery & Development가 발표한 ‘2023년 매출 상위 의약품’에 따르면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2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머크 전체 매출의 41.6%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만큼 한 번 개발하면 가능성이 큰 것이 신약이다.

반면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글로벌 12개 상위 제약사 기준 신약 개발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10~12년이며, 22억 달러가 들어간다. 이렇게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도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수만 분의 1에 불과하다.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상업성이 낮아 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이오 플랫폼 기술도 개발이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한 번 개발하면 특정 약물이나 적응증에 제한되지 않고, 다양한 질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거나, 플랫폼 기술 자체를 이전할 수 있다.

신약이나 파이프라인을 기술이전할 경우에는 기술이전을 받은 기업이 연구개발이나 상업화 권리까지 모두 가져간다. 즉 한 번 기술이전하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플랫폼을 활용하면 여러 물질을 개발할 수 있고, 그만큼 기술이전 횟수도 늘어나 가치가 크다.

바이오 플랫폼 기술은 규모가 작고 자금 유치가 어려운 바이오 벤처에 희망이 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의약산업 투자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이 바이오텍에 투자한 520억 달러 중 346억 달러는 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에 쓰였다. 투자 분야도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AI신약플랫폼, 신규 약물전달시스템 등 다양하다.

바이오 플랫폼 성과도 이미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각광 받은 모더나(Moderna)가 대표적이다. 2010년 창업한 모더나는 mRNA 플랫폼을 토대로 항암 백신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mRNA 백신을 개발, 2022년 192억 6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는 m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과 암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내 바이오 벤처 중 기술수출에 성공한 기업 역시 대부분 차별화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 플랫폼 기술에서는 GC녹십자랩셀이 2021년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미국 MSD에 CAR-NK 세포치료제 플랫폼을 수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량 배양 및 동결보전, 유전자 편집 등 원천 플랫폼의 이전으로, 치료제 공동개발이 특징이다. ADC(항체-약물결합체) 기술도 각광받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독자 ADC 플랫폼 컨쥬올(Conjuall)을 보유하고 있는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연속 글로벌 기업에 판매 중이다.

치료제 제형 변경 기술도 관심이 높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제형(IV)을 피하주사제형(SC)로 바꾸는 ‘ALT-B4’ 플랫폼에 대해 약 7조원의 기술수출을 했다.

차백신연구소는 백신 쪽에 특화된 플랫폼 ‘면역증강제’ 기술을 보유 중이다. 면역항암제는 개발이 어려워 글로벌 제약사 중심의 과점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차백신연구소가 독자개발한 면역증강 플랫폼은 기존 면역증강제보다 높은 면역증강 유도효과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차백신연구소는 플랫폼 기술수출과 파이프라인 개발 후 기술이전을 꾀하고 있다. 먼저 항암신약 개발사 애스톤사이언스에 2031억원 규모의 면역증강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2회 접종 B형간염 예방백신을 비롯해 감염질환 백신, 그리고 면역관문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한 병용요법 치료제도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러한 효능을 토대로 기존 백신의 한계를 극복한 프리미엄 백신을 준비 중이다. B형간염 예방백신은 3회 접종에서 2회 접종으로 줄여 편의성을 높였고, 임상1상을 완료한 뒤 글로벌 2~4개국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준비 중이다. 백신 외에도 면역관문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도 임상을 준비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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