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백신 상업화는 우리 손에 달렸다”

2024.07.04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모된다. 상업화까지 가는 확률은 낮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1상에 진입한 약물이 승인에 성공하는 확률은 9.6%에 불과하다고 한다.

의약품 개발 과정에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경쟁사와 시장현황 분석부터 부서 간 의견을 취합하고, 규제기관과 소통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차백신연구소 전략기획팀은 이런 역할을 담당하며 파이프라인 상업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략기획팀은 대부분의 기업에 있는 부서다. ① 조직의 비전을 위한 전략적인 목표를 세우고 ② 그 실현을 위한 방안을 수립하며 ③ 실천 상황을 점검한다.

차백신연구소 전략기획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독자개발한 면역증강제를 토대로 백신을 개발, 이를 상업화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독자개발한 면역증강제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B형간염 예방백신과 치료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은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가치 있는 원석을 많이 발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원석을 다듬어서 사람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단계에 왔습니다. 새로운 단계를 만들고 관리하기 위해 전략기획팀을 신설했습니다”

전략기획팀은 크게 두 가지 업무를 한다. 먼저 ‘연구과제 기획’ 파트는 백신이나 면역항암제 개발에 관여한다. 출시된 의약품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의료 수요를 분석하고, 시장성을 탐색한 다음 자원을 투입해 의약품을 개발한다. 임상 및 연구과제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이슈가 발생하면 빠르게 해결방안을 찾는 것도 역할이다.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진행 상황에 따라 그 다음에는 어떤 업무를 해야 할지 정리하는 ‘신호등’ 역할도 한다. 제품군 확장을 위한 신규과제 기획도 담당한다. 최근 에스티팜과 mRNA 기반의 면역치료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 일환이다. 에스티팜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올해 탐색 단계를 거쳐 2025년 전임상단계의 신규 파이프라인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화과제 기획’ 파트는 파이프라인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개발 중인 의약품이 시장에서 어떤 강점을 갖는지, 경쟁사 제품 대비 어떤 점이 좋고 얼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평가한다. B형간염 치료백신을 예로 들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할 때 어떤 강점이 있는지, 기존 치료제와 함께 사용할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 등을 파악한다. 이렇게 찾아낸 전략포인트는 BD(사업개발)팀에 전달, 파트너사와 고객사를 설득하는 무기가 된다.

두 가지 업무 모두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상업화하는데 필수다. 정은주 팀장은 전략기획팀의 업무를 아래와 같이 표현했다.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의 가장 큰 꿈은, 본인의 연구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약으로 탄생하는 것입니다. 전략기획팀은 이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략기획팀은 조직이 만들어지고 여러 성과를 거뒀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B형간염 예방백신의 사업화 전략의 재정립이다.

차백신연구소가 개발 중인 B형간염 예방백신은 크게 두 가지다. 면역증강제로 ‘알룸(Alum, 알루미늄염)’을 쓴 제품과 독자개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쓴 제품이다.

그 중 알룸은 100년 가까이 여러 백신에서 사용된, 이른바 ‘검증된’ 면역증강제다. 간소화한 임상시험만 해도 제품화가 가능했다. 반면 엘-팜포는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한 면역증강제로, 알룸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했지만 상용화된 백신에 사용된 적이 없어 상대적으로 임상시험이 어려웠다.

하지만 임상시험 결과 엘-팜포를 사용한 백신이 2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를 볼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쟁사 제품은 3회 접종해야 한다. 또 시장 조사 결과 이미 출시된 2회 접종 백신의 매출 성장이 높고, 이 백신과 비교할 때 차백신연구소 백신이 우월한 측면이 있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알룸이 들어간 예방백신 개발을 홀딩했다.

김소정 선임은 “해외에 출시된 2회 접종 예방백신은 연간 매출이 3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우리 백신은 더 우수한 면역증강제를 사용해 혈청방어율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바이오 USA에서 적극 알렸고, 많은 글로벌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전략기획팀은 PM(Project Management) 역할을 맡아 연구소와 임상팀, RA 팀의 업무를 분장하고, 각각의 타임라인과 목표를 설정해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Go/No-go(실행/중단) 미팅과 같은 내부 시스템도 갖췄다.

전략기획팀은 여러 업무 역량이 필요하다. 정은주 팀장은 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시야와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RA(인허가)팀이나 BD(사업개발)팀, 그리고 연구소는 관련 전문 분야의 인재가 있는 부서입니다. 전략기획팀 구성원들은 이 분들에 비해 전문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의약품 개발의 전반적인 프로세스와 연구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사업부 간 연결고리의 역할, 그리고 개발 전략 수립 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프로젝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분석력과 논리적 사고능력도 중요하다. 김소정 선임은 “데이터 해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험의 목적과 결과의 연관성을 파악해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이터 분석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허동규 선임은 “전략기획팀이 개발 단계에서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며 “각 부서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를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꼼꼼함과 합리적인 추론 능력을 토대로 유관부서를 잘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략기획팀은 약학, 바이오의공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됐다.

정은주 팀장은 “10여년 간 생백신, 사백신, 재조합 단백질 백신 등의 공정개발과 항암 항체의약품을 발굴해왔다”며 “이러한 노하우를 활용해 본격적인 제품 개발을 하고 싶었는데, 산학연병 네트워크를 보유한 차백신연구소가 내 경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 입사했다”고 말했다.

김소정 선임은 영국에서 바이오메디컬공학 박사를 전공한 뒤, 연구직보다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다는 도전 정신으로 차백신연구소에 입사했다. 허동규 선임도 제형개발, 비임상평가, 임상전략 등의 커리어를 쌓던 와중, 차백신연구소가 파이프라인을 임상시험단계에 여럿 진입시키는 것을 보고 매력을 느껴 지원을 했다.

입사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다들 회사에 빠르게 융화되고 있다. 정은주 팀장은 “아직 본부나 전사적인 차원의 회식 기회는 많이 없었지만, 팀 내에서부터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가령 ‘쉼표’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는 연구소 주변을 산책하며 서로 소통하고 감정을 터는 일명 ‘쓰담쓰담 Walking’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이 친해졌고 저녁 모임도 종종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전략기획팀의 과제는 크게 3가지다. 먼저 B형간염 치료백신의 사업화다. 김소정 선임은 “치료백신은 현재 임상 2b상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단독 외 병용요법을 함께 할 파트너사를 발굴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 중이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백신과 면역증강제의 항암제품 활용의 임상전략 수립도 과제 중 하나다. 허동규 선임은 “대상포진 백신은 기존 제품보다 통증이 적으면서도 효과는 비슷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차기 임상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독자개발 면역증강제가 암세포 사멸 등 항암 분야에서 여러 가능성이 확인됐는데, 제품화를 위한 임상1상 IND 진입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은주 팀장은 “앞의 세 가지 제품이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작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그 외에도 차백신연구소가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비임상단계의 개발과제 확장을 기획하고 있고, 이 부분에 있어서 어떤 기술제품군을 개발하는 것이 좋을지를 기획해 추가로 과제를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략기획팀은 점심 시간에 함께 포켓볼을 친다. 정은주 팀장은 “어떤 것을 먼저 어떻게 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점이 팀의 업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뉴스룸
카카오톡 채널 추가

차바이오그룹이 전하는 산업, 비즈니스,
트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추천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