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차원이 다른 사람들]
더 작은 복합제를 만드는 제형의 마법사

2024.07.11

다양한 직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차바이오그룹 뉴스룸 ‘차원이 다른 사람들’ 코너가 이들을 찾아간다.
두 번째 주인공은 CMG제약 제제연구팀 서상이 선임이다.

의약품은 종류가 다양하다. 개량신약은 허가 받은 의약품과 성분, 약효는 비슷하지만 안전성이나 유효성, 복약편의성 등을 개선한 약물이다. 서상이 선임은 개량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은 단축하고, 유용성은 증가시키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다.

제제연구팀은 ‘의약품의 형태’를 만드는 업무를 한다. 당뇨나 고혈압 등 여러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할 때, 어떤 제형이 가장 적합할지 연구한다.

먼저 문헌조사로 약물이 효과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제형을 찾는다. 제형을 찾으면 시제품을 소량 생산하고,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한다. 효과가 있다고 판명되면 시제품과 동등한 품질의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연구한다. 이렇게 개발된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찾는 것까지 제제연구팀의 역할이다.

약물에 따라 제제연구의 업무는 달라진다. 동물실험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그 이후 제제연구를 거쳐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것은 동일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서 선임의 이야기다.

“오리지널 약품과 동일하게 만드는 제네릭 의약품은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허만 풀리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PK(생체 내 약물동태학적, 약동학) 동등성만 맞춰 빠르게 출시하는 것이 제제연구의 목표입니다. 반면 개량신약은 기존 허가 받은 의약품과 성분이나 약효는 비슷하지만 안전성이나 유효성, 유용성 등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의약품을 업그레이드할지 결정하고,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약보다는 짧지만 제네릭보다는 연구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다만 약가 책정에 있어 제네릭보다 높고, 특허 만료 전에도 제품을 낼 수 있어 시장 경쟁력이 높습니다”

<제제연구 중인 서상이 선임>

서상이 선임은 제제연구팀에서 개량신약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핵심 과제는 당뇨와 고지혈증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복합 개량신약인 ‘CMG1903’이다.

당뇨와 고지혈증은 ‘대사증후군’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일 정도로 동시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당뇨 환자 중 87.1%가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뇨와 고지혈증 약을 따로 복약하면 귀찮기도 하고, 복약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당뇨-고지혈증 복합제가 시장에 많이 출시됐다.

CMG1903도 당뇨-고지혈증 복합제다. 다만 성분이 다르다. CMG1903의 각 성분은 현재 단일제로 처방되고 있지만, 두 성분을 합친 제품은 없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 받아 CMG1903은 제네릭이 아닌 개량신약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두 개 약물을 합칠 때 중요한 것은 중량이다. 약이 너무 커질 경우 복약 편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CMG1903의 두 핵심 성분도 단일제로 각각 섭취하면 약 600mg 정도다. 하지만 서 선임은 연구를 통해 CMG1903의 크기를 절반 정도로 줄여 편의성을 높였다.

<당뇨-고지혈증 복합제제를 개발하기 위해 부형제를 변경해 수차례의 실험을 거쳤다.>

“의약품은 효능을 내는 주성분에 복약을 쉽게 하거나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부형제 등이 합쳐집니다. 복합제는 여러 주성분을 더하다 보니 약의 모양을 잡는 부형제 함량이 높아집니다. 그렇다 보니 주성분은 유지하면서 부형제를 줄여 약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핵심 경쟁력입니다”

부형제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부형제가 부족하면 불순물이 생기거나 약물 안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서 선임은 당뇨와 고지혈증 약물을 물리적으로 혼합해도 불순물이 생기지 않는 방법을 고안했다. 부형제의 종류를 줄이고, 제형의 크기도 작게 할 수 있었다.

CMG제약은 CMG1903을 고용량-중용량-저용량의 세 가지 형태로 개발 중이다. 다양한 용량을 개발하면 환자 상태를 고려해 맞춤형으로 제품을 처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식약처의 복합제 임상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개발하고자 하는 복합제 배합비율이 여러 가지인 경우 일반적으로 개개의 주성분 기허가 용량의 최고용량에서 약물상호작용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저희도 고용량을 기준으로 임상1상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저용량이나 중용량의 수요가 더 큽니다. 당뇨와 고지혈증을 진단 받으면 대부분 적은 용량의 의약품부터 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중용량과 저용량 임상을 또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제품 출시가 더 지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상이 선임이 식약처 가이드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서 선임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눈에 띄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중∙저함량 제제의 주성분∙첨가제의 함량이나 비율이 이미 임상을 진행한 고함량 제제 수치에서 지정된 기준 이내일 경우,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시험)을 하는 대신 비교용출시험 자료를 제출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생동성시험이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비교용출시험은 실험실 내 시험이라 비용이 적게 들고 시간이 단축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중∙저함량 제품이 고함량 제품과 주성분∙첨가제 함량이 유사해야 한다. 그런데 기준에 맞춰 중∙저함량 제품을 만들고 비교용출시험을 해보니, 고함량 제품과 용출 패턴이 다르게 나타났다. 서 선임은 그 원인을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첨가물을 찾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생산사업부와 지속적으로 회의하고 소통해 정해진 기간 내에 임상약을 생산, 허가 일정에 변동이 없도록 조치했다.

CMG제약은 서 선임의 첫 직장이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며 물질합성에 대한 기본을익혔다. 이후 약학과 대학원을 가면서 신약 합성을 공부하며 제약회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졸업 후 2016년 CMG제약에 입사하고 제제연구를 해왔다. CMG1903은 서 선임이 맡은 첫 대형 프로젝트로, 그만큼 애착이 크다.

“CMG1903은 2019년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병원장님들이 회의를 해서 병원마다 수요조사를 하고, 이런 약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와 약물 후보군을 선정한 다음에 본격적인 제제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차바이오그룹의 산학연병 네트워크가 녹아든 약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동료와 실험하는 서상이 선임>

CMG1903은 그 이후 수 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왔다. 약물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부서인 만큼, 업무도 적지 않다. 현재는 생산 공정을 위해 시화공장을 비롯한 여러 시설을 방문하느라 출장이 잦다. 그러다 보니 정작 회사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다른 팀원들에게 의지하는 경우도 많다.

“제제연구팀에는 저와 팀장님을 포함해 6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연구만 하느라 바쁘지만 점심이나 짬이 될 때마다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또 다들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조만간 야구장에서 경기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 예정입니다”

서 선임에게 2024년은 어떤 해일지 물어봤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CMG1903의 성공이다. CMG제약이 국내에 선보이는 첫 개량신약인 만큼, 임상을 잘 마무리하고 출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답했다.

“CMG1903이 출시되면 회사 매출이 많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도 이번 성공이 다른 개량신약을 개발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동료가 필요한데, 지금 같이 일하는 우리 팀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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