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원 美 정신질환 치료제 시장
‘필름’으로 공략하는 CMG제약
CMG제약이 세계 최초로 구강용해필름(Orally Disintegrating Film, ODF) 정신질환 치료제인 ‘데핍조(Depipzo)’를 통해 미국 CNS(중추신경계)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에 비해 뛰어난 약물 복약 순응도와 높은 경제성으로 출시 후 시장의 3~5%를 점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리피프라졸, 기존 정제 단점 극복한 다양한 제형들 나와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약을 거부하거나 뱉어내는 경우도 있다. 업계에선 정신질환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투여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리피프라졸 또한 오리지널 약물은 정제(태블릿)이지만 경구용 액상 제제, 구강붕해정, 장기지속형 주사제 등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위의 제제는 한계가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단점은 투약 사실을 타인이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질환 환자는 본인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숨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제나 액상 제제는 ‘약을 먹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쉽다. 또 액상 제제는 한 알 단위로 계량이 가능한 다른 약물과 달리 복용량이 부정확하며, 구강붕해정은 입 안에 잔류물이 남아 이물감이 심하다.
최근 아리피프라졸 치료제 제형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먼저 장점은 1회 접종만으로 수 개월 간 효과를 볼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이 높다. 반면 환자들이 주사를 맞는데 거부감이 상당하고 의사가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데핍조, 복약 편하고 경제성 높아 시장 경쟁력 확보
데핍조는 아리피프라졸을 구강용해필름, 즉 필름 형태로 만들어 입 안에서 녹여먹을 수 있는 제품이다. 세계 최초의 ODF형 제품으로, CMG제약은 미국에서 ‘개량신약’으로 품목허가 신청을 계획 중이다.
데핍조의 가장 큰 장점은 여느 ODF 제형의 약과 마찬가지로 복약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다. 얇은 필름을 입 안에 넣기만 하면 되고, 물이나 기타 음식 등 없이 복용이 가능하다. 또 입에 넣기만 하면 바로 녹아서 섭취되기 때문에 정신질환 환자들이 약물을 뱉어내거나 거부하는 부작용도 적다. 얇은 필름 형태로 지갑 등에도 넣고 다닐 수 있어 휴대하기 매우 편리하다.
데핍조는 CMG제약이 자체 개발한 STAR(Smooth, Thin, Advanced Stability, Refreshing Taste) Film’ 기술을 적용, 기존 ODF 약물에 비해 필름이 파손되거나 변질될 가능성이 적고, 쓴맛을 없애 다른 구강용해필름 제제보다 쉽게 섭취가 가능하다.
CMG제약은 데핍조가 장기지속형 주사제 대비 경제적인 강점을 보유해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현재 미국에서 월 치료비가 2200달러(약 300만원) 정도다. 반면 데핍조는 월간 500~600 달러(약 80만~90만원) 수준으로 약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사 제형보다 환자 부담이 적다.
美 정신질환 시장 공략, 연매출 1000억원 예상
아리피프라졸의 주요 적응증인 조현병은, 미국 기준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아리피프라졸의 용도 특허가 완료되면서 조현병 외에도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장애, 뚜렛장애 등으로 적응증이 추가되며 관련 시장은 2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CMG제약은 데핍조가 가진 강점을 토대로 북미 시장에 진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CMG제약은 데핍조가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있어 미국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매출액 기준 약 1000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MG제약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먼저 코로나19 팬데믹과 원료 공급회사의 불순물 이슈로 지연된 FDA 품목허가를 올해 8월 전까지 신청한다. CMG제약은 품목허가 신청 후 약 반년의 시일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2025년 2월까지는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한 준비도 이미 들어갔다. 현재 미국 주요 PBM(처방약 약가 관리업체)들과 미팅을 하며, 약가 산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USA’에 참가, 비즈니스 파트너링을 진행하며 데핍조를 글로벌 제약사에 선보인다.
이주형 대표는 “데핍조는 한국 구강용해필름 개량신약으로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허가에 도전한다”며 “앞으로 필름 제형 의약품 개발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