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의 희망,
차백신연구소 치료백신
만성 B형 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현재 있는 치료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로, 단기적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간 세포의 염증과 괴사를 차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즉 증상의 악화를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항바이러스제는 만성 B형 간염의 악화를 막아주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바이러스가 늘어나고 장기 복용으로 인한 내성이 발생할 경우 치료를 하지 못 하는 위험이 있다.
많은 제약사들이 기존 치료제의 한계에서 벗어나 ‘완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차백신연구소는 ‘치료백신’으로 만성 B형 간염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전 세계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2억 6천만명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2019년 기준 (출처: WHO)
전 세계 B형 간염 바이러스(HPV) 보유자는 약 20억명에 이른다. 그 중 만성 HBV 보유자는 2억 6천만명이다.
환자가 많은 만큼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시장 규모도 크다.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0.6억 달러로 추정된다. 완치제가 나오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GSK의 싱그릭스가 출시된 이후 시장 규모 자체가 3배 가까이 성장한 바 있다.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GSK는 2022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B형 간염 치료제인 ‘베피로비르센(bepirovirsen)’을 2023년에 임상3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임상2b상 결과 약 10%의 환자에서 B형 간염 완치 효과가 나타났다. 로슈나 얀센 등 다른 제약사들도 만성 B형 간염 완치를 위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만성 B형 간염 완치 위해 세계 최초 ‘치료백신’ 개발 중
치료용 백신 개발 연구 중인 차백신연구소 연구원
차백신연구소는 이러한 만성 B형 간염 완치를 위해 세계 최초로 ‘치료백신’을 개발 중이다. 치료제가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해 제거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제거한다면, 치료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공격하게 해 없애는 방식이다.
우리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활성화되어 외부 침입자를 물리친다. 그런데 특정 질환이 오래 지속되면 우리 몸은 바이러스 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존하는 ‘면역관용’ 상태에 머물게 된다. 면역세포가 활성화가 되지 않아 바이러스나 세균, 암 등에 오래 노출되고 그만큼 위험도 높아진다. 반대로 이러한 면역관용을 해소할 수 있다면 다시 우리 몸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암 세포 등을 인식하고, 면역체계가 이들을 공격해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치료백신은 바이러스 등을 직접 공격하는 치료제보다 부작용이나 독성이 적다는 강점이 있다. 또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기전인 만큼 치료 후 재발 가능성도 낮다.
임상 결과 접종 후 2년 만에 바이러스 99% 감소
차백신연구소는 3세대 항원과 독자개발 면역증강제 L-pampo™(엘-팜포)를 사용한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인 ‘CVI-HBV-002’를 개발 중이다. 3세대 항원은 면역원성이 높고, 면역증강제 L-pampo™는 체액성 면역반응과 세포성 면역반응을 동시에 유도해 높은 항체반응을 유도한다. 이러한 높은 면역반응을 통해 체내 면역관용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임상 1/2a상 결과 주사 후 4주 만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T세포 활성화 비율이 85.4%에 이르러 면역관용을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 표면항원(HBsAg) 수치가 감소한 인원도 약 70%에 달했다. 간내 염증과 바이러스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e항원(HBeAg)이 소실된 비율도 23%에 이르렀다.
2년 동안의 장기 추적 결과에서도 치료효과가 확인됐다. 임상 1/2a상 당시(접종 후 4주 후) HBsAg가 50% 이상 감소한 케이스는 없었으나, 2년 뒤 확인했을 때는 5명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9% 이상 감소해 사실상 완치효과의 가능성을 입증한 케이스도 2명이었다. 치료백신을 주입해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다시 깨우면 몸이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공격해 완치까지 이르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현재 만성 B형 간염 치료백신의 임상2b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3년 임상2b상이 종료될 예정이며,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오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B형 간염을 완치제로는 세계 최초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