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 ‘2회 접종’으로
B형간염 예방백신 차별화
B형간염은 가장 흔한 바이러스성 간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 꼴인 20억명이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특히 간암 환자의 72%가 B형간염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을 정도로 B형간염과 간 질환은 연관성이 높다.
다행히 B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있다. 우리나라는 생후 0, 1, 6개월 아이에게 의무 접종을 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국내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률은 2~3%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현재 예방백신은 항체 형성까지 오래 걸리며, 항체가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세대 B형간염 예방백신 ‘CVI-HBV-002’를 개발하고 있다.
현행 백신 효과와 안전성 검증됐지만 한계 있어
현재 사용되는 B형간염 예방백신은 대부분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GSK가 1986년 출시한 ‘엔제릭스-B(Engerix-B)’가 대표적이며, 녹십자의 ‘헤파박스’, LG화학 ‘유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 ‘헤파뮨’ 등도 이에 속한다.
이들 예방백신은 2세대 백신에 해당한다. S단백질로 구성된 항원에 면역증강제 알룸(Alum, 알루미늄염)을 사용한다. 이 백신들은 80% 정도의 예방효과를 보이며, 장기간 접종을 통해 안전성도 확인됐다. 그러나 6개월에 걸쳐 3번 주사를 맞아야 하며, 백신 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무반응자도 5~15%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여러 기업들은 이런 문제점을 뛰어넘는 B형간염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 2005년 GSK의 ‘펜드릭스(Fendrix)’를 시작으로 다이나박스(Dyanavax)의 ‘헤프리사브B(Heplisav-B)’, VBI의 ‘프리헤브리오(PreHevbrio)’ 등이 출시됐다.
이 백신들은 항원이나 면역증강제를 업그레이드했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과 차이가 있다. 펜드릭스는 GSK가 독자개발한 AS04 면역증가제를 사용, 기존 백신을 접종할 수 없는 환자들도 접종할 수 있다. 헤프리사브B도 다이나박스의 CpG-1013 면역증강제를 사용해 접종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프리헤브리오는 S항원과 Pre-S 항원을 포함한 3세대 항원을 사용해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다.
CVI-HBV-002, 항원∙면역증강제 모두 업그레이드… 높은 방어효과 기대
차백신연구소도 3세대 B형간염 예방백신인 ‘CVI-HBV-002’를 개발 중이다. 이 백신은 항원과 면역증강제 모두 업그레이드했다. 차백신연구소가 독자개발한 3세대 항원 L-HBsAg는 2세대 항원보다 200배 높은 예방 효과를 갖고 있으며, 차세대 면역증강제인 L-pampo™(엘-팜포)는 체액성 면역반응과 세포성 면역반응을 동시에 유도해 체액성 면역반응만 갖는 타사 면역증강제보다 효과가 좋다.
차백신연구소는 임상1상에서 CVI-HBV-002를 투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Anti-HBs(B형간염 표면 항체) 검사를 했다. 이 검사는 B형간염 예방백신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로, 검사 결과 항체 농도가 10mIU/mL 이상일 때 B형간염 바이러스로부터 방어능력을 갖는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방어능력을 가진 대상자의 비율을 혈청방어율이라고 한다.
CVI-HBV-002 임상1상 결과, 한번 투여만으로 92.86%의 혈청방어율을 기록했다. 이어 2회 투여, 3회 투여, 3회 투여 후 48주 장기 추적 관찰 모두 100%의 혈청방어율을 보였다. 2세대 백신의 대표격인 GSK의 ‘Engerix-B’ 백신이 3회 투여하고 나서 81.3%의 혈청방어율을 보인 것보다 더 높은 방어능력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또 2회 접종 예방백신으로서 우수한 방어효과도 확인했다. 현재 상용화된 2회 접종 백신은 ‘헤프리사브비’가 유일한데, 이 백신은 1회 접종 시 23.5%, 2회 접종 후 95.0%의 혈청방어율을 보였다. 반면 CVI-HBV-002는 2회 접종부터 48주 장기 추적 관찰까지 100% 혈청방어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차이는 항원에서 비롯된다. 헤프리사브비는 S항원만 포함된 2세대 항원인 HBsAg을 사용한 반면 CVI-HBV-002는 S항원과 preS 항원을 포함하는 동물세포 유래의 높은 면역원성을 갖는 3세대 항원을 사용해 더 효능이 높다.
2세대 예방백신은 3회에 걸쳐 6개월 동안 접종해야 하며, 그만큼 방어효과를 유도하는데 오래 걸린다. 항체 형성이 되지 않는 무반응자도 5~15% 발견된다. 반면 CVI-HBV-002는 2회 접종만으로 방어효과가 확인된 만큼 3회 접종 백신보다 빠른 방어효과를 발현할 수 있다. 또 이번 임상에 무반응자도 있었는데, 그들에게도 방어효과가 확인된 만큼 무반응자용 예방백신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3세대 백신으로 B형간염 예방백신 시장 개편 노린다
B형간염은 전세계적으로 2억 6천만 명 이상이 만성적으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질환으로 매년 89만 명이 사망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그리고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성인의 5~10%가 B형간염 보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이나 유럽 등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도 B형간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2년 4월, 19~59세 성인에게 B형간염 예방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성인용 B형간염 예방백신 시장도 커지고 있다.
그 중 2회 접종 백신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다이나박스의 2회 접종 백신인 ‘헤프리사브-B’는 2018년 출시 당시 68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후 2021년 6190만 달러, 2022년 1억 2590만 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2023년에는 2억 133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5%에서 2023년 42%로 증가했다. (출처: 다이나박스 2023년 4분기 매출 실적. 2/22 릴리즈)
<2회 접종 B형간염 예방백신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CVI-HBV-002도 상용화되면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차백신연구소도 CVI-HBV-002를 활용, 성인용 2회 접종 백신 시장을 겨냥한다. CVI-HBV-002의 경우 북미나 유럽시장에서 시판 중인 경쟁 예방백신과 비교해도 유의미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CVI-HBV-002는 △차세대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서(‘엘-팜포’) △차세대 항원을 활용함과 동시에 △두 번만 접종해도 되는 성인용 B형간염 예방백신이며 △기존 백신에서 방어효과를 보지 못하는 무반응자에게도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리미엄 백신으로 포시져닝하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에 CVI-HBV-002 기술이전을 적극 추진 중이다. 먼저 2024년 한국을 포함한 2~4개국에 다국적 임상을 개시를 위한 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 이 물질을 기술이전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