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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인터뷰] 세계 최초 필름형 정신질환 치료제
‘데핍조’ 美 허가 재도전

2024.04.17

CMG제약이 2024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2030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해 국내 30위권 제약사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과 H&B(Health & Beauty) 신사업을 추진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표적항암제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2015년부터 CMG제약을 이끌고 있는 이주형 대표를 만났다.

2024년은 CMG제약에 특별한 해다. 2019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여러 사유로 지연된 ‘데핍조’의 미국 진출이 다시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다.

데핍조는 세계 최초 필름형 정신질환 치료제다. 물없이 쉽게 입에서 녹여 먹을 수 있는 구강용해필름(ODF, Orally Disintegrating Film) 제형이다. 2019년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원료사의 생산공정에서 불순물 이슈가 제기되며 허가가 지연됐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FDA 실사가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23년 FDA가 실사를 재개했고, 생산공정에 문제가 없단 사실을 확인했다.

“2024년 8월까지 FDA에 데핍조의 품목허가를 다시 신청할 계획입니다. 6개월간 허가 절차를 거쳐 2025년 초 승인 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데핍조의 성분인 아리피프라졸은 조현병을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다. CMG제약이 처음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당시에는 조현병에 대한 용도 특허만 만료된 상황이었다. 2022년 양극성 장애, 우울장애, 뚜렛장애 등 여러 적응증에 대한 용도 특허가 추가로 끝나 아리피프라졸 시장 규모가 12조원에서 22조원으로 커졌다.

CMG제약은 데핍조가 갖고 있는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정신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MG제약이 데핍조로 거둘 매출액은 연간 600억원에서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CMG제약 임직원에게 2030년까지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이주형 대표.>

CMG제약은 R&D와 기반시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의약품 등으로 확대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R&D에 약 400억원 가량 투자했고, 앞으로 7년 간 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R&D 투자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2023년 11월 출시한 세계 최초 ‘세레콕시브+생약제제’ 복합제제 신약인 씨콕스플러스정을 비롯해 2024년 4월 출시 예정인 필름형 편두통치료제 ‘나라필ODF’가 대표적이다. 또 ‘당뇨+고지혈증’ 치료제인 CMG1903, ‘당뇨+고혈압’ 치료제인 CMG1904도 임상을 진행 중으로, 각각 2025년과 2026년 출시할 계획이다.

<CMG제약은 초당약품과 관절염 복합제제 개량신약인 ‘씨콕스플러스정’의 공동판매를 계약했다.>

기반시설 확충에는 약 1700억원을 투자한다. 먼저 16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에 있는 1공장 인근에 용지를 매입, 2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기존 공장은 구강붕해필름 전용 공장으로 바꾸고, 2공장은 연간 10억 정의 케미컬(화학합성)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장비를 갖출 예정이다. 차바이오그룹이 진행하는 3세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신공장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항암 분야를 타깃으로 하는 신약도 개발 중이다. 그 중 CHC2014는 이미 기술이전 성과를 거뒀다. CHC2014는 키나제(TRK) 단백질군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Pan-TRK 저해 표적항암제다. 국내 임상 1상을 마치고 싱가포르 제약사인 AUM바이오사이언스에 약 1억 725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을 이전했다. CHC2014는 2022년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에서 임상 1b상을 준비하고 있다.

CHC2014에 이어 CMG제약은 저분자 표적항암제 CCN002를 독자적으로 개발 중이다. CCN002의 타깃은 ‘MET 엑손14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Non-small Cell Lung Cancer)’이다.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3~4%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은 세계에서 2번째로 발생빈도가 높은 암입니다. 다양한 표적항암제가 개발되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적항암제는 언젠가 내성이 발생합니다. CMG제약은 이러한 폐암 표적항암제 치료 후 발생하는 내성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내성극복 폐암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주형 대표가 표적항암제 등 신약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CMG제약은 2023년에 매출 939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설립 후 약 20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꾸준하게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확보한 것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제가 대표로 부임한 2015년 CMG제약의 매출은 200억원대 였습니다. 2016년 전문의약품, 2017년 비만치료제, 2018년 안과치료제, 2019년 건강기능식품, 2021년 의료기기, 2023년 동물영양제 등 꾸준하게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업역량을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매년 15% 이상 고속 성장 했습니다.”

CMG제약은 2024년 반려동물 의약품과 H&B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동물의약품 사업부를 신설한 뒤 지난해 1월 동물영양제 개발·제조기업인 아이엔지메딕스를 인수했다. 구강용해필름 기술력을 활용해 기존의 동물 영양제와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의약품은 현재 영양제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 중입니다. 장기적으로 구강용해필름 기술을 활용한 반려동물 의약품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CMG제약은 2023년 주식회사 펫 세븐을 인수해 반려동물 시장의 유통망을 강화했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면서 H&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CMG제약은 국내 홈쇼핑 유통 및 수출전문기업 홈앤몰쇼핑, 베트남 헬스케어 유통전문기업 안틴팟과 손잡고 2024년 400만달러(약 53억원) 규모의 제품을 베트남에 수출한다. CMG제약은 베트남시장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가족피부건강솔루션 차앤맘의 경우 2033년 영유아용 로션과 크림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이너뷰티 제품인 ‘데일리 핏 비오틴앤(&)콜라겐 구미’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사업다각화와 R&D 중심 의약품 사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동물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임산부와 유아용 사업 등 사업다각화,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복제약을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항암제 등 신약 개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R&D 중심의 제약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습니다.” #

<2024년 1월 CMG제약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전과 목표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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