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차원이 다른 사람들]
차백신연구소의 백신은 내 손에서 출발!

2024.06.18

다양한 직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차바이오그룹 뉴스룸 ‘차원이 다른 사람들’ 코너에 이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차백신연구소 전임상팀 정수경 팀장이다.

새로운 치료제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허가 기관의 승인과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안전성을 입증 받아야 한다. 차백신연구소도 이러한 절차에 따라 다양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전임상을 맡아 백신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전임상팀을 이끌고 있는 정수경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로운 백신이 세상에 나오려면 백신 후보물질 발굴, 안전성 및 유효성 입증, 허가 후 상용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중 전임상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세포나 동물실험 등으로 먼저 확인하는, Pre(前단계) 임상을 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임상 때 얼마나 투여할 지 등을 확인한다.

차백신연구소 전임상팀 업무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바로 ‘면역증강제’ 관련 업무다. 차백신연구소가 개발 중인 백신 대부분은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이 백신은 특정 질환에 체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항원’과 이 항원의 면역반응을 높여주는 ‘면역증강제’로 구성된다.

현재 상용화된 백신 대부분은 면역증강제로 ‘알룸(Alum, 알루미늄염)’을 사용한다. 반면 차백신연구소는 독자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활용해 백신을 개발 중이다. TLR 기반의 면역증강제인 ‘엘-팜포(L-pampo)’를 필두로 일반 단백질·리포좀·에멀전 등 5가지 제형이 있어 항원 형태나 원하는 면역반응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전임상팀도 현재 개발하고 있는 백신에 어떤 면역증강제가 가장 적합할지 고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B형간염 예방 및 치료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임상 전에 항원 타깃에 최적화된 면역증강제를 찾기 위해 여러 동물효능시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B형간염 백신에는 엘-팜포가, 대상포진 백신에는 리포-팜이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여러 비임상 독성시험 자료도 확보해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전임상에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효능평가’다. 효능평가는 새로 개발할 백신이나 치료제의 후보물질이 실제로 효능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효능평가 방법은 백신마다 다르다. 인플루엔자나 B형간염 예방백신과 같이 이미 상용화된 지 오래된 백신은 규격화된 평가 방법이 있다. 반면 기존에 없던 백신, 혹은 기존과 다른 방식의 백신을 개발할 경우에는 효능평가법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비슷한 방식의 백신이라 하더라도 질환에 따라 평가 지표도 달라진다.

정수경 팀장이 개발을 주도했던 대상포진 백신도 마찬가지다. 가령 B형간염 예방백신은 ‘혈청방어율’ 측정으로 백신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다. 반면 대상포진 백신, 특히 ‘재조합 단백질’ 백신 방식은 새로운 효능평가 방법을 준비해야 했다고 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평상시에는 우리 몸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성화되면서 발병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단순히 백신으로 항체를 생성해 질병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대상포진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인데, 이 백신은 항체 생성에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하고자 하는 백신은 항체도 높여주고, 여기에 면역도 높여주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입니다. 그래서 면역가(면역력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한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별도의 평가법이 필요했고, 이를 개발해 전임상을 마쳤습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 본격적인 임상단계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세포 실험을 하고 있는 정수경 팀장>

차백신연구소의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은 현재 임상 1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2년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고, 2023년에 환자 투여를 마쳤다. 현재 시판 중인 글로벌 제약사의 재조합 단백질 백신보다 동등 이상의 효능을 보일 것으로 판단,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용량을 탐색하기 위해 추가 시험군을 더한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추가 임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도 정 팀장의 역할이 컸다. 전임상팀 전원이 임상시험 변경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고, 정 팀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담당자와 긴밀한 소통을 이어갔다. 임상변경을 신청했는데 2개월만인 10월에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정 팀장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 받아 차바이오그룹 임직원 중 우수 직원에게 주는 ‘CHA대상’ R&D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그룹에 뛰어난 연구자 분들이 많다 보니 제가 받을 수 있는 상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팀을 위해서 받고 싶었습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6년간 함께 호흡을 맞춰 온 팀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을 회사가 알아줬다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상을 위해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즐겁고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정 팀장의 업무는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차백신연구소의 새로운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맡고 있다.

라이트재단(RIGHT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코로나19 설하투여형 백신’ 과제도 정 팀장이 실무 책임자를 맡았다. 설하투여형 백신은 주사기로 맞는 일반 백신과 달리 혀 안에 백신 물질을 녹여서 접종하는 방식이다. 의료진, 병원 등 인프라가 부족한 중저소득 국가 사람들이 보다 쉽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설하투여형 백신은 차백신연구소가 새롭게 도전하는 과제였다. 동물에 설하투여를 하고, 점막과 관련된 검체를 확보하는 것까지 모두 새로운 일들이라, 설하백신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동물실험을 구축하는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정 팀장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차백신연구소는 라이트재단으로부터 후속과제에도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정수경 팀장이 팀원과 설하투여형 백신 프로젝트의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설하투여 백신은 현재 개발된 제품이 없는 미개척 분야입니다. 이번 과제에서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가 점막면역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정 팀장은 그 외에도 코로나19-백신 콤보백신(글로벌백신사업단 과제),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수두백신(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 과제)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 과제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확보했다.

정 팀장은 차백신연구소가 첫 직장이다. 2013년 입사 이래 11년 간 한 직장에서 일을 해왔다.

“대학에서 분자생물면역학을 전공했습니다. 사실 백신 분야에 큰 관심이 있진 않았습니다. 다만 전공 분야가 선천면역시스템과 깊은 관련이 있었고, 마침 제가 석사 때 연구한 분야가 TLR 관련 연구인데, 차백신연구소도 TLR 기반의 면역증강제를 개발한 만큼 관련성이 높아 회사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정 팀장 입사 당시 차백신연구소는 10명이 되지 않은 작은 연구소였다. 하지만 그 당시 재직했던 직원들 대부분이 지금까지 함께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지금은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성장한 것이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입사 당시에는 인원이 적다 보니, 별도 업무 분장 없이 모두가 다 같이 업무를 했습니다. 연구직인 저도 전임상은 물론 임상계획, 결과분석, 보고서 확보 등 임상관련 업무에 더해 행정업무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 팀장으로서 어려움 없이 조직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수경 팀장은 세계백신대회에 참가해 팀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정 팀장에게, 차백신연구소의 강점을 물어봤다. 그가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동료’이다.

“제가 입사했을 당시 회사에는 10명 정도의 적은 인원만 있었고,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의 동료 중 절반 이상이 지금도 근무 중입니다. 20년이 되지 않는 회사에 10년 이상 근속자도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높고, 동료애도 높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임상팀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연구에 집중하다 보면 서로 말이 없어지면서 지치기도 쉬운데요.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소소한 일상도 공유하고, 연구에 대한 고민도 이야기하는 소통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수경 팀장은 매일 아침 팀원들과 실험 목표를 공유하고 진행 사항을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정 팀장에게 올해 목표를 물어봤다.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대상포진 백신과관련된 것이다. 본인이 마련한 백신의 면역반응 지표를 토대로, 임상1상 결과에 대한 분석 작업이 원활하게 마무리되어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새로운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덧붙였다.

“과제를 맡았던 설하투여형 백신을 올해 보다 깊게 연구하고자 합니다. 유의미한 성과가 나온다면, 기존에 없던 백신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설하투여형 백신 외에도 마이크로니들 백신 등 아직 초기 단계인 여러 백신도 잘 준비하겠습니다”#

<실험 매뉴얼을 확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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