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롱제비티(Longevity) ③]
고급 주거시설에 MRI가 들어서는 이유

2026.08.20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스파. 고급 주거시설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어메니티다. 최근 해외 프리미엄 주거 시장에는 다른 시설이 등장한다. 전신 MRI, 유전자 검사, 심장 영상 같은 정밀 건강관리 서비스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소개한 뉴욕 맨해튼의 고급 콘도 One High Line 이야기다. 이 주거시설은 5개층 전체, 약 5만 2000평방피트의 공간을 멤버십 기반의 정밀의료 기업 Atria Health and Research Institute에 임대했다. Atria는 연간 2만~7만5천 달러의 회비를 받고 전신 MRI, 유전자 검사, 심장 영상 등 첨단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15개 이상의 전문 의료 분야를 갖춘 상주 의료진이 팀 단위로 움직이며, 새 시설에는 MRI·이미징 스위트, 무브먼트 스튜디오, ‘롱제비티 카페’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개원은 2027년이다.

프리미엄 주거 공간에 의료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헬스케어가 병원을 넘어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으로 옮겨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질병이 생긴 뒤 병원을 찾던 발걸음이, 평소 몸의 변화를 살피고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롱제비티 서비스의 출발점은 정밀검진이다. 유전자 검사, 의료영상, 혈액검사, 바이오마커 분석으로 몸 상태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러나 검사를 많이 한다고 건강수명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검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운동·영양·수면·만성질환 관리 같은 일상 속 실천으로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 때문에 롱제비티 서비스는 단순한 검진센터를 넘어 생활관리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한 번 검사를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몸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신 스캔과 유전자 검사, 바이오마커 모니터링,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롱제비티 클리닉은 전 세계 350여 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주거시설 프로젝트와 결합된 사례는 아직 20곳이 되지 않는다. 초기 단계지만, 헬스케어가 클리닉 안에 머무르지 않고 주거 공간과 결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이런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시장이다. 고령층 주거시설을 고르는 기준이 단순한 입지나 편의시설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안전한 생활환경과 의료 접근성은 물론, 건강관리 프로그램과 디지털 모니터링까지 중요한 요소로 들어오고 있다. 주거시설이 건강관리의 접점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차헬스케어도 이 흐름 안에서 시니어 특화 헬스케어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차헬스케어는 2029년 입주하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에 커넥티드 헬스케어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차헬스케어와 차움은 헬스케어 공간과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다.

<차헬스케어와 차움이 소요한남 by 파르나스에서 선보일 커넥티드 헬스케어 서비스>

이 모델의 핵심은 주거 공간 안에서 건강관리가 이어지도록 하는 데 있다. 입주자에게는 전담 헬스케어 컨설턴트가 배정되고, 헬스케어 컨시어지 센터를 거점으로 건강관리 서비스가 운영된다. 각 호실에는 AIoT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연계한 디지털 플랫폼이 적용돼 생활 데이터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연결한다.

차헬스케어가 내세우는 것은 피지컬(Physical) & 디지털(Digital) 케어다. 사람을 통한 상담과 관리, 디지털 기기를 통한 모니터링을 결합해 개인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병원에서 받는 진료와 검진이 주거 공간 안의 생활관리로 이어지는 구조다.

차헬스케어는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 차움과 시니어레지던스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시니어 맞춤형 건강검진, 예방의료,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결합한 모델을 준비해왔다. 소요한남 프로젝트는 이러한 구상을 실제 주거 공간에 적용하는 사례다.

<차헬스케어가 구상하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One High Line의 Atria와 소요한남의 차헬스케어는 시장도, 형태도 다르다. 하지만 두 사례가 가리키는 방향은 비슷하다. 헬스케어가 병원을 벗어나 사람들이 매일 머무는 공간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주거와 헬스케어의 결합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건강관리의 무게중심이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로 옮겨가면서, 주거 공간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설의 화려함보다 지속성이다. 검진 결과가 상담으로 이어지고, 생활 데이터와 디지털 모니터링이 일상 관리로 연결될 때 롱제비티 서비스는 생활 속에서 작동한다.

차헬스케어가 소요한남에서 만들려는 것도 이 연결이다. 의료와 주거, 사람과 데이터, 검진과 생활관리를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 일. 병원 밖으로 확장되는 헬스케어는 그렇게 롱제비티 산업의 새로운 형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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