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난임 부르는 조기난소부전
줄기세포 이용해 치료제 개발
여성들은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월경이 완전히 멈추게 되는 폐경을 겪게 된다. 폐경은 대부분 45세에서 55세 사이 중년 이후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폐경을 20~30대에 경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1,000명 중 1명이 3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했다고 한다.
젊은 여성 난임 부르는 ‘조기난소부전’
40세 이전에 난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을 ‘조기난소부전’이라고 한다. 난소가 제 기능을 못하면 무월경과 함께 갱년기 증상인 안면홍조, 야간 발한, 불면증, 질 건조감, 요실금 등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의 경우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면 임신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조기난소부전은 대부분 진단 직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난소기능저하로 인한 호르몬 결핍 증상이 나타날 쯤이면 이미 배란장애가 생겨 난자동결과 같은 난임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일찍 결혼하는 만큼 초산(初産) 시기도 빨랐다. 30대에 조기 폐경이 오더라도 이미 아이를 하나, 둘 낳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40대에 결혼하는 부부도 많다. 자녀 계획이 있는 상황에서 임신이 불가능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국내 가임기 여성의 약 1%가 조기난소부전을 앓고 있고, 이중 90% 이상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임신이 불가능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조기난소부전 환자가 최근 12년 새(2010~2022년) 20대는 2.2배로, 30대는 1.8배로 늘었다.
난관 손상, 배란 장애, 자궁질환, 면역학적 요인 등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초혼 연령 및 초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난소 기능 저하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난임은 정신적 고통을 주며 일과 가정의 불균형,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조기난소부전 치료제 없어…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증상 완화 기대
난소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다. 조기난소부전 환자에게 약물로 만들어진 ‘합성 여성 호르몬’을 복용하도록 해 체내 여성 호르몬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한다. 안면홍조, 불면증 등 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증상은 완화되지만 임신을 위한 생식기능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호르몬 대체 요법을 장기간 지속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호르몬 대체요법이 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여러가지 증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할 수도 있고, 생리를 원치 않는 여성이 폐경 전처럼 매달 생리를 하기도 한다.
비임상 시험에서 줄기세포 치료제의 호르몬 수치 정상화 효과 확인
생식영역에서 사용되는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 중간엽 줄기세포, 역분화 줄기세포, 정원 줄기세포 등 다양하다. 이중 탯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umbilical cord-derived mesenchymal stem cells)는 골수나 지방줄기세포와는 다르게 이미 신체에서 분리된 조직에서 추출한다. 추출 시 피험자에게 동반되는 통증 및 위해가 없으며 우수한 증식능력을 기반으로 대량 배양이 용이하고, 분화 잠재력이 우수해 치료제 개발에 용이하다.
차바이오텍은 탯줄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조기난소부전의 원인에 상관없이 난소 내에 존재하는 원시난포 (primordial follicles)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치료제 ‘CordSTEM-POI’ 개발에 나섰다.
‘CordSTEM-POI’는 면역조절, 혈관생성, 신경보호 및 항염증작용과 관련된 인자를 다량 분비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비임상 효력시험에서 난소기능부전 동물모델에 ‘CordSTEM-POI’를 정맥 투여했을 때 호르몬 수치 정상화, 난소 내 초기단계의 난포 수 증가 및 세포사멸 비율 감소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난임으로 인한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
차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난소기능부전 치료제 ‘CordSTEM-POI’는 2021년 정부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대상에 선정돼 임상시험과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CordSTEM-POI’가 개발되면 조기 난소기능부전의 미충족 의료수요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난소의 호르몬 기능을 유지시켜 난임으로 인한 저출산·고령화 등의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