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피부에도 ‘건강한 수명’이 있다

2026.09.01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는 피부 노화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관리 방법을 제안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공개한 ‘스킨사이트(Skinsight)’는 피부에 부착한 센서로 노화와 관련된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AI를 활용해 개인별 관리 방법을 제안한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4월 피부의 ‘보이는 나이’를 평가하는 모델과 관련 임상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피부 상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제품 사용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시도다.

이처럼 성분과 사용감을 경쟁하던 뷰티 산업이 개인의 피부를 측정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말이다.

기존 안티에이징은 주름과 색소침착, 탄력 저하 등 이미 나타난 변화를 개선하는 데 무게를 뒀다. 스킨 롱제비티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피부 장벽과 수분, 탄력, 회복력 등 피부 상태를 살피고 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간에 관심을 둔다.

관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피부 상태를 분석해 필요한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추천하고,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면 병의원 시술을 활용한다. 한 가지 제품이나 시술에 의존하기보다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관리 방법을 달리하고 이를 꾸준히 이어가는 방식이다.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의 변화도 같은 흐름에서 볼 수 있다. 보툴리눔 톡신이나 필러가 근육의 움직임을 줄이거나 부족한 볼륨을 채웠다면, 최근에는 피부 수분과 탄력, 조직 환경을 관리하는 스킨부스터가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PDRN과 엑소좀, 세포외기질(ECM), 히알루론산 등 다양한 바이오 소재가 활용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병의원에서 받은 전문적인 관리를 일상에서 이어가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은 스킨부스터와 함께 시술 전후에 사용하는 화장품을 선보이고, 화장품 기업들은 피부 진단과 뷰티 디바이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병의원에서는 피부 상태에 맞춰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이후에는 화장품 등을 활용해 일상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병의원 시술과 화장품의 접점이 넓어진다고 해서 두 영역의 역할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제품과 피부 표면에 바르는 화장품은 전달 방식과 적용 범위가 다르다. 같은 소재라도 제품과 사용 방식에 맞는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차바이오그룹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차메디텍과 차바이오F&C를 중심으로 뷰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차메디텍은 병의원의 전문관리와 홈케어를 연결하고, 차바이오F&C는 바이오 소재를 일상적인 화장품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차메디텍은 2026년 초 주입형 의료기기 ‘하이로라 스킨부스터’를 출시했다. 진피와 피하지방 사이에서 피부를 받치는 dWAT층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한 제품으로, 필러와 의료기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히알루론산 기술을 스킨부스터 분야로 확장했다. 병의원에서의 관리가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술 후 관리 제품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병의원의 전문관리와 일상적인 홈케어를 연결하는 ‘Derma to Home’ 전략이다.

차바이오F&C는 바이오 소재와 일상적인 피부 관리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대표 제품인 ‘에버셀 셀 유스 앰플’은 차바이오그룹이 독자 개발한 표피줄기세포 배양액(EPC-CM)을 적용하고 니도겐(Nidogen), 히알루론산 등을 함께 담았다. ‘셀 유스 플럼핑 앰플’에는 유산균 유래 엑소좀과 장미 PDRN, 히알루론산 등 다른 바이오 소재를 적용했다. 줄기세포 배양액에서 엑소좀과 PDRN까지 활용 소재의 폭을 넓히면서, 바이오 소재를 소비자가 매일 사용하는 피부 관리 제품으로 연결하고 있다.

스킨 롱제비티는 새로운 성분 하나의 유행이라기보다 피부를 관리하는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적인 관리를 받고, 일상에서는 세안과 보습, 자외선 관리 등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개인별 관리 방법을 제안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메디컬 에스테틱과 홈케어의 경계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흐름에 있다.

<(좌) 차메디텍이 선보인 셀터미 리바이브 에프터 케어 시리즈. 병의원의 전문관리 후 집에서 홈케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제품
(우) 열노화를 관리해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에버셀 셀 유스 마이크로 턴오버 클레이 팩클렌저>

차바이오그룹은 차메디텍의 전문적인 메디컬 에스테틱과 차바이오F&C의 일상적인 홈케어를 통해 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병의원에서 시작한 피부 관리가 일상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제품과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번의 시술이나 하나의 화장품으로 끝나지 않고 피부 상태에 맞춰 관리를 이어가는 것. 스킨 롱제비티는 뷰티 산업의 관심을 ‘무엇을 바를 것인가’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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