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화장품’에는
‘줄기세포’가 없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안티에이징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화장품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안티에이징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2년 450억달러(약 60조 2400억원) 에서 연 평균 5% 성장해 2027년에는 580억달러(약 77조 6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열한 안티에이징 화장품 시장에서 최근 줄기세포 관련 성분을 담은 ‘인체줄기세포배양액’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가 가진 분화 및 재생 능력으로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화장품?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줄기세포(stem cell)는 간단하게 말하면 ‘미분화세포’다. 자가 재생 능력이 있으면서 신체 조직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 유형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줄기세포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뛰어난 상처 치유와 조직 재생 효과다. 우리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피부 줄기세포가 활성화해 상처 부위로 이동한다. 그리고 상처 부위에 필요한 세포로 분화해 피부 재생을 돕는다.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은 이러한 분화와 재생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의 기능에 주목해 만들어진 화장품이다. 다만 줄기세포 자체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고, 줄기세포를 배양할 때 분비되는 유효 성분이 담긴 배양액을 활용한다. 정부는 2010년 안전기준을 제정∙고시해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현재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이 유통, 판매되고 있다.
피부 재생, 항산화, 염증 완화 등 다양한 효과 기대
줄기세포 배양액에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이 담겨 있다. 이 성분들은 줄기세포가 배양액 안에서 성장하는 동안 분비한 물질들로, 피부 재생과 회복, 노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들이다. 줄기세포의 종류와 배양조건, 생화학적 및 분자생물학적 분석방법, 분석기기 수준에 따라 줄기세포 배양액의 성분 구성 및 함량은 차이를 보인다.
줄기세포 배양액의 전체 성분을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은 어렵다. NCBI(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 PubMed에서 ‘Stem cell conditioned media for skin regeneration(줄기세포 배양액이 피부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검색하면 190여개의 논문이 나온다. 이 연구들은 줄기세포 배양액의 활성 성분이 피부 상태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 중 논문에서 주로 언급되는 줄기세포 배양액의 효능은 아래와 같다.
- 피부 세포 재생 및 콜라겐 합성 촉진: 줄기세포 배양액은 다양한 성장인자(예: FGF, TGF-β, PDGF, VEGF, EGF, IGF)와 사이토카인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성분은 피부 세포 재생 및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항산화 및 항노화 효과: 줄기세포 배양액 내에는 항산화 효소나 항산화 물질이 존재한다. 이 물질들은 자외선이나 외부 환경 스트레스, 자유 라디칼(Free Radical, 활성산소 등 노화나 산화에 작용하는 유해 물질) 손상으로부터 피부 세포 손상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염증 완화 효과: 항염증 관련 사이토카인과 성장인자를 포함한 줄기세포 배양액은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염증성 피부 질환의 완화 및 피부 민감성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세포치료제 기술력 등 R&D 기술력 갖춰야
줄기세포 배양액은 바이오 기업이 제조∙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배양액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계 산업이 없는 경우 산업적으로 활용가능한 줄기세포주 구축부터 배양액 생산시설 구비, 양산을 위한 장기간 배양, 화장품 원료용 배지 개발 등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 및 생산비용이 요구된다.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분야라 할 수 있다.
또 생산된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려면 식약처의 엄격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적격성 검사, 안전성 평가, 품질시험 검사 등 안전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이러한 모든 기록과 성적서 등 관련 서류를 완제품 제조일로부터 3년동안 보존해야 한다.
때문에 세포치료제 개발과 같은 타 의료산업과 연계하지 않고 단독으로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을 개발하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다. 줄기세포 배양액 원료 및 이를 함유한 화장품 개발은 자체적으로 줄기세포주를 확보하고 있으면서 배양액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차바이오F&C가 출시한 ‘에버셀(EVERCELL)’이 이러한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이다. 특히 이 제품에는 차바이오그룹이 독자 개발한 ‘표피 줄기세포 배양액’이 담겨 있는 것이 핵심이다. 차바이오텍과 차바이오F&C가 공동으로 개발한 소재로, 일반 줄기세포 배양액에서는 분비되지 않는 니도겐이 다량 함유됐다.
차바이오F&C는 현재 표피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해 ‘에버셀 셀 바이탈 셀 프로그램’과 ‘에버셀 딥 링클 솔루션 엑스퍼트(주름 크림)’, 스킨케어 3종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