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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인터뷰] 니도겐이 안티에이징 시장 바꿀 것

2023.09.04

조은경 차메디텍 H&B사이언스센터장

최근 안티에이징 시장에서 각광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저막(基底膜, basement membrane zone)’이다. ‘대한피부항노화학회 2023 춘계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피부 기저막의 기능 강화와 복원이 피부 항상성 회복을 기반으로 하는 항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은 기저막에 주목해 연구를 진행해 왔고, 기저막 4대 핵심 단백질 중 하나인 니도겐(Nidogen-1)의 원료화에 성공했다. 니도겐은 과거 연구용 재료로 극소량 생산됐지만, 원료화에 성공하면서 현재 화장품 등에 활용되고 있다.

차메디텍 H&B사이언스센터장 조은경 상무는 니도겐을 원료화한 주인공이다. 어떻게 니도겐의 원료화를 시작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을 들어봤다.

소재 개발 전문성 활용해 줄기세포 연구

조은경 상무는 피부 항상성 연구와 이를 활용한 소재 개발의 전문가다. 전 직장(아모레퍼시픽)에서 바이오연구팀을 이끌며 피부 항상성 기전을 연구하고, 엑소좀 등 바이오 소재 개발을 주도했다. 24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28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중 ‘녹차유산균 유래 엑소좀’에 관한 논문은 엑소좀 분야의 Top저널(Cell Biology 분야 상위 5% 이내 저널, 2020년 IF=25.841)에 게재됐다.

조 상무는 줄기세포도 애착이 컸다. 그는 “박사 후 과정으로 ‘인간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방법’을 연구했다”며 “하지만 전 직장에서는 인간줄기세포 연구가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부 항상성 기전 연구 ▲녹차유산균 엑소좀 등 비동물성 세포 유래 H&B 소재 개발에 매진해온 조은경 상무는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2021년 차바이오그룹에 합류했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가 녹록치 않았다. 10년 간 줄기세포 분야를 떠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인의 강점과 차바이오그룹이 추구하는 방향을 일치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 상무는 “차바이오그룹은 기초연구보다는 완제품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응용연구를 중시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에 발맞춰 내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엑소좀을 활용했다”며 “H&B 소재로 활용이 가능한 유산균 유래 엑소좀부터 치료제 목적의 인간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까지 연구하면서 원하던 줄기세포 연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부 질환에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되는 다양한 줄기세포를 검토하면서 자연스럽게 표피 줄기세포와 배양액, 그 안의 핵심 지표물질인 니도겐을 만났다.

피부 재생 핵심성분으로 니도겐 주목, 원료화 개발

조 상무는 차별화된 바이오 소재를 함유한 완제품인 ‘스킨부스터(Skin Booster)’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스킨부스터는 시중에 제품이 많이 나온 만큼 명확한 개발 논리와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했다.

차메디텍이 속한 차바이오그룹은 ‘당뇨병 족부궤양 환자의 피부 재생 관련 연구’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표피 줄기세포 배양액(EPC-CM)을 개발했다. EPC-CM은 항노화 효능이 뛰어난 물질로, 니도겐(Nidogen-1) 단백질이 일반 중간엽 줄기세포 배양액보다 10배 이상 많이 분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 상무는 “니도겐이 기저막 구성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세포와 조직의 생리를 관장할 수 있다는 점은 일부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며 “다른 사람들이 니도겐을 기저막의 구성 단백질로만 생각할 때, 우리는 니도겐이 피부 항상성을 복원하는 피부 재생의 핵심성분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소재원료로서 개발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쉽지는 않았다. 조 상무는 “단백질은 크기가 클수록, 구조가 복잡할수록 만들기 어렵다”며 “니도겐은 다른 기저막 구성 단백질과 비교할 때 단분자 구조로 크기가 작지만,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단백질 소재인 EGF(Epidermal Growth Factor, 세포 성장인자)보다 10배 정도 큰 만큼 온전하게, 그리고 활성을 보유하도록 생산하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차메디텍은 다양한 단백질을 만들어온 노하우가 있었고, 이를 활용해 니도겐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차바이오그룹의 산∙학∙연∙병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차종합연구원은 EPC-CM의 니도겐이 어떤 역할을 하고, 이를 실제 피부에 공급했을 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논리적 가설을 수립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했다.

차메디텍은 차종합연구원의 입증 데이터를 토대로 니도겐을 핵심원료로 삼아 리바이브 스킨부스터 시리즈를 기획하고 개발하는데 힘을 쏟았다.

조은경 상무(맨 오른쪽)와 차메디텍, 차종합연구원 직원들

‘포스트 콜라겐’으로 대표적인 K-Beauty 소재 만들 것

콜라겐은 안티에이징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성분 중 하나다. 니도겐이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콜라겐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조은경 상무는 “니도겐은 피부재생 효과가 우수하며, 동물에서 추출해서 생산하는 콜라겐과 달리 단백질 재조합 기술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산업적 측면에서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콜라겐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니도겐과 조합하면 적은 양으로 항노화나 피부재생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도 장점이다.

차바이오그룹은 니도겐 원료화 성공 후 다양한 제품을 개발, 판매 중이다. 차바이오F&C의 ‘에버셀 셀 바이탈 셀 프로그램’과 차메디텍의 ‘셀터미 리바이브 N’ 등이 대표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을 포함해 니도겐을 원료로 구매해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이 하나 둘 늘고 있다.

니도겐을 적용한 셀터미 리바이브N(왼쪽)와 차바이오F&C 에버셀 셀 바이탈 셀 프로그램

니도겐은 화장품을 넘어 의료기기나 원료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차메디텍은 상처 부위 오염과 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의료기기인 창상피복재에 니도겐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조 상무는 “의료기기는 안전을 위해 고열 소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콜라겐을 제외한 대부분의 단백질은 고열에서 변성이 된다”며 “니도겐은 고온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점을 실험에서 확인하고 의료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조 상무는 “니도겐을 활용한 의료기기 개발, 니도겐 지지체 기반 엑소좀을 활용한 조직수복용 생체재료와 더 나아가 치료제로의 개발 등 할 일이 많다”며 “니도겐을 포스트 콜라겐 소재로 육성해 대표적인 K-Beauty 소재가 되도록, 그리고 차메디텍을 바이오 소재 개발의 글로벌 리더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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