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바이오에 진심인 사람들의
주경야독(晝耕夜讀)

2023.10.11

바이오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R&D 인력이다. 바이오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으나 성장을 이끌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정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바이오헬스 분야에 약 11만명의 인재가 필요하지만, 그 기간 동안 충원될 인력은 3만 4000명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핵심인력, 특히 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박사급 이상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은 외부로부터 인력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내부 직원을 교육해 고급 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연구원 R&D 박사과정(이하 R&D 박사과정)’이 대표적이다. 차 의과학대학교 바이오소재공학과라는 이름으로 신설된 계약학과로 석사 연구원에게는 박사 학위를 취득할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은 우수 인재를 확보해 R&D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업 연구과제가 박사학위 논문 주제

R&D 박사과정은 차바이오그룹 계열 기업이나 연구소의 연구직이 근무하면서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석사 학위가 있고 근속 1년 이상의 연구직이면 지원할 수 있다.

R&D 박사과정은 연구직의 연구분야에 맞춰 과목이 개설된다. 주요 연구분야가 아니더라도 학생이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강의가 개설된다. 차 의과학대학교 교수진은 물론 차바이오텍이나 차 종합연구원 등의 바이오 분야 전문가가 지도한다.

R&D 박사과정은 정규학기 4학기와 연구학기로 구성된다. 정규학기에는 분자세포생물학, 인체생리학, 면역생명과학특론 등 3개의 전공필수과목과 분자신호전달학, 면역과 질병 등 9개 전공선택과목을 이수한다. 이렇게 배운 지식을 토대로 연구학기 때 졸업논문을 작성하고, 졸업요건을 충족하면 이학박사 학위를 받게 된다.

R&D 박사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현업에서 연구 중인 프로젝트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함으로써 업무의 연속성 상에서 학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전체 등록금 중 학생 부담은 25%에 불과해 경제적 부담이 적다.

학업과 현업 시너지 효과가 최대 강점

<팀원들과 함께 세포배양을 하는 차다스리 주임연구원(왼쪽에서 둘째)>

차 종합연구원 유전자기능강화팀의 차다스리 주임연구원은 지난해 R&D 박사과정 1기로 입학, 현재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차 연구원은 “R&D 박사과정이 없었으면 지금 회사를 그만 두고 일반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차 연구원은 학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백신 개발에 뜻을 둬 콜레라 연구를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를 하면서 박테리아보다는 동물 세포가 본인에게 더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면역세포치료제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차 연구원은 연구 분야를 바꾼 뒤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고, 심도 있게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던 중 작년에 R&D 박사과정 1기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유전자기능강화팀이 속한 Gene Therapy2센터 박정은 센터장이 적극 추천해 입학했다.

R&D 박사과정은 차 연구원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 “현재 팀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만큼 일과 공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렇게 학업과 현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R&D 박사과정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에 동료들과 토론하는 이인지 연구원(가운데)>

차바이오텍 면역세포팀 이인지 선임연구원도 학업과 현업의 연계를 강조한다. 이 연구원은 “현업에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그룹 선배이자 전문가인 교수님께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차바이오텍에서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의 공정개발과 유효성 평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NK세포치료제를 연구하면서 NK세포 외에 다양한 세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할 때 차바이오그룹에 근무 중인 생명과학부 교수진과 수석연구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NK세포를 치료제로 활용하려면 면역세포뿐만 아니라 인체의 여러 세포, 그리고 면역시스템을 더 공부해야 한다”며 “의생명과학과 교수님께 전분화능 줄기세포에 대한 전문지식을, 차바이오텍에서 근무 중인 교수님들께 탯줄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와 NK세포치료제 개발 과정을 배우면서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차바이오그룹의 산학연병(産學硏病)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했다. 차바이오그룹은 대학, 연구소, 병원, 기업이 연계된 산·학·연·병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기초연구부터 후보물질 발굴, 임상, 상업화까지 추진 중이다. 세포 배양 관련 90여개의 특허를 보유할 만큼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대학원 동기, 직장 동료들과 우애 돈독해져

<줌으로 수업을 듣는 차다스리 연구원>

직장인이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R&D 박사과정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3일, 퇴근시간이 바로 수업 시작 시간이다.

차다스리 연구원은 “R&D 박사과정을 처음 시작할 땐 일반대학교의 풀타임 정규과정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현업이 바쁠 때 시험까지 겹치면 일하고, 수업 듣고, 늦게 집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 이인지 연구원도 “졸업시험이 다가오면서 공부 시간이 더 늘어나는데,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두 연구원 모두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퇴근 후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제 시간에 일을 끝내야 하는데, 팀장부터 팀원 모두 도와줬기에 가능했다. 이 연구원은 “제가 근무하고 있는 면역세포팀 팀장님도 차 의과학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셨는데, 그래서인지 어려움을 많이 이해해주신다”며 “팀원들도 시간 날 때마다 업무를 도와줘 동료애가 더욱 끈끈해진 것 같다”고 했다.

같이 수업을 듣는 동료들과의 교류도 도움이 됐다. 차 연구원은 “업무가 바빠 자주 만나긴 어렵지만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며 서로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도 “종종 교수님께서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하는데, 그 자리에서 서로의 업무와 현황을 공유하면서 관계를 쌓고 있다”고 했다.

사내 네트워크 형성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팀원들과 실험 결과를 검토 중인 이인지 연구원(가운데)>

R&D 박사과정은 현재 1기와 2기를 합쳐 20명이 재학 중이다. 차 종합연구원과 차바이오텍을 비롯한 계열사, 그리고 차병원 내 연구자들까지 다양한 근무지의 연구직이 함께 하고 있다. HR본부에 따르면 박사과정에 관심있는 연구원이 늘어나면서 지원자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HR본부 전동현 부사장은 “R&D 박사과정은 연구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견간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과정을 거친 인재들이 그룹 내에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R&D 박사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해 물어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의 공정개발과 유효성 평가를 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 다음에는 동종유래 NK세포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수행과 허가까지 진행해 상업화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차 연구원은 “연구활동을 하면서 팀장님, 그리고 팀원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박사과정을 끝내면 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국가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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