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10조원 시장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 도전

2025.02.18

최근 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질환이 있다. 뚜렷한 원인도 없이 폐가 서서히 굳어가는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이라는 희귀질환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개발에 성공할 경우 독점적인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건강보험까지 적용될 경우 환자는 낮은 가격에 희귀질환 치료제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고, 처방이 늘어남에 따라 개발 업체는 많은 이익을 얻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5.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약 68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10만명당 1~2명 발병한다. 질병관리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발생 희귀질환 중 사망자 수 1위, 2021년 진료실 인원 수 및 진찰료 1위, 처치 및 수술료와 검사료 2위, 입원료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하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명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흡연자에서 빈도가 높고, 위-식도역류에 의한 만성적 폐 흡입, 금속분진, 목재분진 등이 발생과 연관이 있는 위험인자들로 보고된 바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에서는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인자들을 찾을 수 없다.

아직 특발성 폐섬유증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항섬유약제인 피르페니돈(Pirfenidone)과 닌테다닙(Nintedanib)이 폐기능 저하의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입증돼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두 약제 모두 질병의 진행을 늦출 뿐 완치 효과는 없다. 말기 환자에서는 폐이식 외에 다른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 폐 이식 후 5년 생존율은 50~60%로 보고되었으나, 장기 공급이 부족하고 특발성 폐섬유증의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이식을 기다리는 도중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줄기세포는 자기재생능과 분화능 이라는 특성을 이용하여 조직재생 촉진, 강력한 항염증 및 면역조절 작용을 통해 손상된 세포와 조직을 복원한다. 줄기세포가 특발성 폐섬유증의 초기 및 활동기에 질환의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어 특발성 폐섬유증의 잠재적인 치료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를 정맥투여 했을 때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폐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차바이오텍은 정맥 주사로 줄기세포를 투입하면 대부분의 세포가 폐로 이동하는 특성을 활용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탯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에 특발성 폐섬유증의 중요한 병인인 섬유화 억제, 유리산소기 감소, 항염증 작용이 있는 세크리톰(Secretome)을 분비할 수 있도록 두개의 유전자를 도입한 치료제(CHAGE-201-IPF)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중간엽줄기세포에 조합된 치료 유전자 도입을 위한 렌티바이러스 벡터(Lentivirus Vector) 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유전자 발현 및 도입율을 평가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폐섬유화질환 동물에서 이중 유전자가 도입된 기능 강화 중간엽줄기세포와 단일 유전자가 도입된 중간엽줄기세포의 효능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후 기존에 허가된 표준치료제와 병용요법의 시너지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 외에도 국내 여러 기업이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세계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DWN12088)’을 개발 중이다. 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안전성과 효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신규 표적 단백질인 ‘오토탁신’(autotaxin)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First-in-class 신약 후보 물질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오토탁신에 의해 만들어진 리소포스파디드산(lysophosphatidic acid)이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해 경화증, 종양화 등 병리기전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해외 기업들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을 목표로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2025년 2월 10일 진행성 폐섬유증(Progressive Pulmonary Fibrosis; PPF)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네란도밀라스트(Nerandomilast)’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특발성 폐섬유증과 진행성 폐섬유증 치료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임상은 진행성 폐섬유증 환자 11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플라이언트 테라퓨틱스(Pliant Therapeutics)는 인테그린(integrin) 저해제  ‘벡소테그라스트’(PLN-74809)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인테크린은 염증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한 종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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